마포 찾는 엘리자베스 퀸 황수미..."모차르트부터 거쉰까지 다양한 음악 즐겨달라"

  • 글. 중앙일보 최민지 기자
  • INTERVIEW

평창동계올림픽 개막식(2018),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 앨범(2019), 광복절 기념식(2026)…. 국가적 음악 이벤트마다 빠지지 않는 이름, 소프라노 황수미가 마포구를 찾는다. 마포문화재단이 여는 제11회 M클래식축제를 통해서다. 17일 마포아트센터 아트홀맥에서 황수미는 헨델, 슈베르트, 모차르트의 가곡, 아리아부터 거쉰, 허버트 등 20세기 이후 작곡가들의 작품까지 다양한 시대의 음악을 노래한다. 지난달 31일 서울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만난 황수미는 “최근 짠 프로그램 중 가장 힘들었다”며 연주를 준비 중인 근황을 공개했다.

-어떻게 지냈나.
=(현재 교수로 재직 중인 경희대) 개강을 앞두고 방학을 만끽하고 있다. 7월엔 예술의 전당에서 테너 백석종씨와 함께 오페라 ‘투란도트’ 무대에 섰고, 마치고는 독일 가서 은사님을 만나 레슨도 받고 왔다.

-이번 공연을 소개해달라.
=M클래식축제는 작년에도 한번 제안 받았는데 일정이 안 돼서 못 했다가 올해 다시 감사하게도 또 제안 주셔서 참여하게 됐다. 재단 측에서 대중들에게 가까이 갈 수 있는 곡으로 해주십사 제안하셔서 2부 순서를 거쉰, 허버트 등의 작품으로 조금 특별하게 만들었다.

-연주해본 곡들인가.
=거쉰의 ‘서머 타임’만 앵콜곡으로 연주해봤다. 워낙 다른 프로그램이랑 섞이지 않아서 자주는 못하는 레퍼토리다.

-의외의 선택이다.
=한 번 재단 측에 쇤베르크, 슈트라우스 등의 작품이 포함된 프로그램을 보냈다가 거절당해 새로 짤 수 밖에 없었다.(웃음) 대중을 위한 레퍼토리를 넣으면 좋겠다는 역제안에 맞췄다. 관객들이 헨델부터 거쉰까지 연대기별로 각기 다른 음악을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섹소포니스트도 함께 한다.
=거쉰의 곡들을 3곡 정도 연주한다. 경희대에서 섹소폰을 전공한 졸업생 송영준과 함께한다. 송영준과는 학교가 주최한 오디션 자리에서 만났다. 나는 심사위원, 송영준은 연주자로 참여했는데 정말 학생답지 않은 유연함이 돋보여서 내가 연주를 제안했다.

레퍼토리, 함께 서는 연주자 뿐만 아니다. 황수미는 새로운 형식의 음악회에 열려있는 소프라노 중 한 명이다. 지난해에는 바리톤 사무엘 윤과 듀오 리사이틀을 펼쳤고,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본인의 이름을 건 마티네 콘서트를 진행했다.

-재밌는 연주가 많았다.
=도움받은 측면이 많다. 롯데콘서트홀에서는 마티네 콘서트라는 형식을 주면서 나머지는 내게 전권을 맡겼다. 덕분에 가곡, 오페라, 영화음악 파트로 나눠서 콘서트를 진행할 수 있었다. 듀오 리사이틀은 사무엘 선생님이 공이 컸다. 선생님이 워낙 에너지가 많은 연출가 타입의 연주자다. 오페라 무대에 많이 섰던 본인의 특기를 살려서 음악극 같은 듀오 리사이틀을 만들었다. 정말 많은 편곡, 수정이 있었다.

-그러면서 오페라 무대도 선다.
=1년에 두 번 정도는 오페라를 하려고 한다. 무대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기 위해 스쿼트, 케틀벨 같은 근력 운동도 열심히 한다.

스스로 “재능보단 노력파”라고 했다. 그는 “아마 나는 지금 입시를 봤으면 서울대에 들어오지도 못했을 것”이라면서 “부족하다고 생각하며 유학 대신 서울대 대학원서 절치부심 한 시간들이 지금까지 노래를 부르는 데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대부분 전공생이 학부 졸업 직후 유학을 택하는 것과 달리 황수미는 서울대 대학원까지 다닌 후 독일로 유학을 떠났다.

-다소 늦게 고음이 열렸다고 했다.
=고음을 잘 못 냈다. 부족함을 느껴서 중간에 아나운서 시험도 준비해보고 뮤지컬 오디션도 봤다. 근데 다 내 길이 아닌 것 같아서 결국은 다시 클래식으로 돌아왔다. 죽기살기로 해보자고 노력했다. 지금 서울대 입시곡은 아리아다. 그걸 불렀으면 절대로 못 들어왔을 것이다.

-지금 본인의 기량은 어느 정도인가.
=100점이라고 하긴 어렵다. 다만 하향하는 곡선에 있는 건 아니었으면 좋겠다. 나이가 들면 모든 게 예전 같지 않다. 그러나 오랫동안 음악가의 길을 걸어온 사람에게는 테크닉을 넘어서는 무언가가 있다고 생각한다. 올해 5월 백건우 선생님의 연주를 갔다가 그런 감동을 받았다. 다른 차원의 예술이었던 것 같다. 조금 느려지더라도 나이에 비례하는 해석, 거기에서 나오는 무심한 터치 이런 것들은 어떤 젊은 연주자도 구현할 수 없을 것이다. 롤모델은 없다. 그저 나 역시 오랫동안 건강하게, 좋은 보컬로 남고 싶다. 

장소 협조: 커피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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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 정보

제11회 M 클래식 축제
소프라노 황수미 리사이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