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진) 2026 마포문화재단 라인업
문화체육관광부와 한국문화관광연구원은 3년마다 전국 245개 지방자치단체(광역 17, 기초 226, 행정시 2)의 문화 여건을 파악하는 ‘지역문화실태조사’와 이를 바탕으로 산정한 ‘지역문화지수’를 발표한다. 지역문화지수는 지자체의 문화 환경, 자원, 활동, 향유 수준 등을 객관적으로 진단한 결과다. 마포구는 2015년 처음 발표한 ‘2013 지역문화실태조사’를 시작으로 2025년 발표한 ‘2023 지역문화실태조사’까지 상위권에 머무르고 있다. 가장 최근 조사에서 마포구는 69개 자치구 가운데 종합 6위에 올라 있다.
마포구의 지역문화지수 순위에 큰 역할을 하는 것은 2007년 9월 설립된 마포문화재단이 이듬해 4월 개관해 운영하는 마포아트센터다. 홍대 지역이 있는 마포구가 오래전부터 인디음악과 거리예술의 산실로 꼽혔지만, 마포아트센터의 개관은 지역의 문화 공공서비스 확대에 새로운 모멘텀이 됐다. 전시가 열리는 갤러리맥과 함께 아트홀맥(783석)과 플레이맥(201석)에서 다양한 장르의 공연을 선보이는 마포아트센터는 서울의 주요 공연장 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특히 16개월간의 리모델링 끝에 아트홀맥을 2021년 12월 1004석의 대극장으로 개관하며 체급을 올렸다. 서울시의 기초 지자체 공연장 가운데 1000석 이상 공연장은 충무아트센터에 이어 두 번째인 마포아트센터는 이전보다 다양한 공연이 가능해졌다.
마포아트센터가 2026년 역대급 기획공연 라인업을 공개하며 새로운 도약을 선언했다. 연극, 클래식, 국악, 발레 등 약 200여 회 공연을 통해 기초문화 예술의 내실을 다지는 한편, 시민과 글로벌 관객 모두를 아우르는 열린 공간으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매월 선보이는 다채로운 장르의 기획공연 M-초이스 시리즈를 비롯해 작품성과 대중성을 모두 갖춘 공연들이 1년 내내 마포아트센터를 채운다.
▲ (왼쪽부터) 극공작소 마방진 고선웅 연출, 공놀이클럽 강훈구 연출
2026년 마포아트센터의 라인업에서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것은 그동안 비중이 다소 적어서 아쉬웠던 연극 장르의 강화다. 먼저 연극 <조씨고아>와 창극 <변강쇠 점찍고 옹녀> 등 여러 히트작을 만든 스타 극작가 겸 연출가 고선웅의 신작을 극공작소 마방진과 공동제작한다. 고선웅은 서울시극단장을 마치고 올해 창단 20주년이 된 마방진에 복귀했다. 고선웅은 실제 공유오피스 투신사건을 출발점으로 ‘왜 아무도 말리지 않았는가’라는 질문을 관객과 함께 집요하게 추적하는 <투신>(11월 13~21일)을 선보인다.
또 올해 마포문화재단 상주단체가 된 공놀이클럽과의 협업도 주목된다. 2018년 창단한 공놀이클럽은 어린이, 청소년 및 청년들의 고민을 유쾌하게 다루는 영어덜트 연극의 대표주자다.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 <이상한 어린이 연극-오감도>가 여러 연극상을 휩쓸면서 연출가 강훈구는 차세대 유망주로 떠올랐다.
공놀이클럽은 신작 <미미한 미미의 연애>(6월)와 대표작 <말린 고추와 복숭아향 립스틱>(10월)을 선보이는 한편 공공 프로그램 <월간 희곡 낭독회>(4~11월 중 4회)와 <안착한 청소년극 페스티벌>(9~12월 중 5회)를 통해 연극의 매력을 다양하게 전달한다. 특히 공놀이클럽이 2024년부터 매년 선보이고 있는 <안착한 청소년극 페스티벌>은 청소년들의 삶과 이야기를 담은 창작극을 낭독공연으로 올린다. 청소년 배우와 창작진의 참여를 독려해 연극 저변을 넓히는 데 도움이 된다.
이외에 지난해 국내 무대에 올라 호평받았던 두 연극이 마포아트센터에서 다시 공연된다. 바로 영국 극작가 데이빗 엘드리지가 현대인의 연애와 외로움을 현실감 있게 그려낸 <비기닝>(4월 10~11일)과 극단 툇마루가 선보이는 거장 극작가 테네시 윌리엄스의 <욕망이라는 이름의 전차>(6월 12~14일)다.
▲ (위) 피아니스트 백건우, 발렌티나 이고시나, 김도현, 하피스트 이수빈 (아래) 콘서트 가이드 김용배, 김광현 지휘자, 2026 M 아티스트 피아니스트 선율
클래식은 마포아트센터의 라인업 가운데 늘 기대가 되는 장르다. 마포아트센터는 2016년부터 기초 지자체 공연장으로는 드물게 대규모 클래식 축제인 M-클래식 축제를 개최하는가 하면 2023년 상주음악가에 해당하는 M-아티스트를 도입했다. 덕분에 클래식계에서 중요한 공연장으로 자리잡았다.
올해도 제11회 M 클래식 축제(9~10월)에 데뷔 70주년을 맞이한 피아니스트 백건우 리사이틀(9월 10일), 소프라노 황수미의 리사이틀(9월 17일), 피아니스트 김도현 &하피스트 이수빈 듀오 리사이틀(10월 22일) 등 스타 연주자들의 무대가 마련된다. 또 올해 M-아티스트로 선정된 피아니스트 선율도 두 차례 리사이틀(6월 9일, 9월 16일)을 연다.
무엇보다 눈길이 가는 것은 클래식 마티네 공연 ‘MAC모닝 콘서트’의 신규 론칭이다. 3~12월 네 번째 수요일 오전에 진행되는 ‘MAC모닝 콘서트’(3~12월)는 예술의전당 사장 시절 국내 공연계에 마티네 콘서트 열풍을 일으킨 피아니스트 김용배의 해설로 김광현 지휘자, 55인조 오케스트라M이 함께한다.
발레와 국악 분야의 라인업도 어느 때보다 탄탄하다. 마포아트센터는 그동안 와이즈발레단과 서울발레씨어터가 상주단체로 활동하는가 하면 발레 아카데미를 운영하는 등 발레 친화적인 공연장이다. 올해는 발레계에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는 평가를 받는 윤별발레컴퍼니의 창작발레 <갓>(3월 28~29일)이 마침내 마포아트센터에 온다. 2024년 초연된 <갓(GAT)>은 전통 모자인 갓을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낸 창작발레다. 지난해 세계적인 열풍을 일으킨 애니메이션 속 사자보이즈와 유사한 콘셉트로 주목받으며 전국투어에서 전석 매진을 기록했다.
윤별과 박소연이 주축이 된 윤별발레컴퍼니는 지난해 12월 발레 갈라 <블랙 앤 화이트>로 마포아트센터를 발레 팬들로 가득 채운 바 있다. 엠넷 댄스 서바이벌 프로그램 <스테이지 파이터> 출신 스타 발레리노 강경호, 김유찬, 정성욱 등 실력파 무용수들이 <블랙 앤 화이트>에 이어 <갓>에도 대거 출연한다.
또 한국인 발레리노 최초로 ‘2025 로잔 발레 콩쿠르’에서 우승한 박윤재가 출연하는 (4월 17~18일)도 만나볼 수 있다. ABT스튜디오컴퍼니는 명문 발레단인 아메리칸 발레 시어터(ABT)의 주니어 컴퍼니로 17세에서 21세 사이의 차세대 스타들이 대거 포진해 있다. 현재 ABT 소속 무용수의 80% 이상이 이곳 출신이다. 이번 공연에선 클래식부터 컨템포러리까지 다양한 스타일의 작품을 보여줄 예정이다.
▲ (위) 발레 갓(GAT), ABT 스튜디오 컴퍼니 (아래) 국악인 이자람, 김준수
국악 분야에서는 스타 소리꾼들을 내세운 두 편의 작품이 준비됐다. 먼저 탁월한 소리꾼이자 작창가인 이자람이 2007년과 2015년에 초연한 창작판소리 <사천가>와 <이방인의 노래> 하이라이트 대목으로 구성한 <작창 2007/2015>(4월 2일)을 선보인다. 이자람은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바탕으로 대본, 작창, 소리까지 직접 한 <사천가>로 창작판소리의 전환점을 불러왔다. 그리고 <이방인의 노래>는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의 단편소설 <대통령각하, 즐거운 여행을!>을 판소리로 재해석한 작품으로 현대인의 고독을 그렸다.
이어 지난 2024년 ‘국악계 아이돌’로 불리는 김준수와 유태평양을 앞세워 관객을 불러모았던 남성창극 <살로메>(8월 21~23일)이 무대에 오른다. 성경에 나오는 헤롯왕의 의붓딸 살로메가 자신의 사랑을 받아주지 않는 세례자 요한에게 복수하는 내용을 담았다. 한국 창극 르네상스를 이끈 고선웅이 대본을 맡아 원작보다 한층 더한 막장으로 각색했다.
이외에 마포아트센터는 지난해 시작한 인디뮤지션 발굴지원 프로그램 <인디스커버리>를 올해 확대 운영한다. <인디스커버리>는 5월부터 10월까지 서류심사, 예선, 본선 과정을 통해 인디뮤지션들에게 공연할 수 있는 무대 기회를 지속 제공한다. 본선에서 최종 선정된 뮤지션들은 음원 제작 및 레전드 뮤지션들과 함께하는 인디음악 축제 <인디스커버리 페스타>(11월)에 참여할 기회를 얻는다.
또 어린이날이 있는 5월과 여름방학 기간인 7~8월에 각각 가족뮤지컬 <푸른사자 와니니>와 <고래밥>이 무대에 오른다. <푸른사자 와니니>는 100만 부 이상 팔린 베스트셀러 동화가 원작으로, 연약해서 쓸모없다는 이유로 무리에서 쫓겨난 암사자 와니니가 초원을 떠돌며 겪는 일들을 그렸다. ‘2025 창작산실 올해의 신작’ 지원 사업에 선정되어 올해 1월 초연되었고, 5월에 마포아트센터를 찾는다. 7월에는 어린이 뮤지컬 <고래밥>이 마포아트센터에서 처음으로 공개된다. <고래밥>은 올해 출시 42주년을 맞이한 과자 ‘고래밥’ 을 소재로 한 최초의 스낵 뮤지컬로이다. 관객이 능동적으로 참여하는 이머시브 형식으로 전개된다.
마포아트센터는 누구나 참여할 수 있는 지역 특화 축제들도 개최한다. 2015년부터 1만여 명 마포구 생활예술인이 참여한 생활예술페스티벌 <꿈의 무대>, 마포구 독립서점과 함께하는 도서문화축제 <무대 위의 책방>, 주민 협력 문화예술마켓 <궁금한 시장>, 일상에서 사진작가가 되는 <마포사진학교 시시각각> 그리고 가족관객을 위한 <해피마포 와글와글> 등도 준비됐다. 올해 마포아트센터를 가야 할 이유가 너무 많다.
Copyright©Mapo Foundation for Arts and Culture. All Rights Reserve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