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왼쪽부터) 마포문화재단 유료회원 심재복, 김동문 회원
“수영장 티켓이 제일 많더라고요.”
그래서 심재복 씨는 시작부터 VIP회원이었다. 그렇게 2017년 마포문화재단 유료회원 맥 매니아(MAC MANIA) 시작부터 9년 째 함께 하고 있는 그와 마포문화재단의 인연은 운명과도 같았다. 2016년 스포츠회원으로 수영장을 이용하던 중 마포아트센터와 근접해 있는 아파트 분양소식을 접하면서 지금 거주지에 입주했다. 문밖으로 나서기만 하면 클래식 공연, 뮤지컬, 연극, 발레, 전시 더불어 스포츠시설까지 이용할 수 있는 마포아트센터에서 “몸 건강과 마음 충전”까지 챙기고 있다. “멀면 선뜻 나서기가 쉽지 않은데 집 앞이다 보니 공연만 괜찮으면 무조건 예매를 하는 것 같아요. 다음달(9월 4일)에 공연하는 ‘스윙, 더 라스트 댄스’(Swing, The Last Dance), 바로크 특집 #1 ‘바흐 스페셜’도 이미 예매했죠. 그렇게 예매하는 것만으로도 너무 설레요. 그리고 연초, 연말에 보는 공연들이 정례화 되다보니 뿔뿔이 흩어진 가족이 한데 뭉칠 수 있는 계기가 돼주기도 하죠.”
마포구 내 공공기관에 재직 중인 김동문 씨는 호주 시드니 여행 중 자신의 문화향유 편식을 깨달으면서 2022년 맥 매니아가 됐다. 그 시작은 마포아트센터 연말 프로그램 발레 ‘호두까기 인형’이었다. “여전히 클래식에 대해서는 잘 알지 못해요. 그냥 공연장에 오는 걸 즐기기도 해요. 3, 4년 전 호주 시드니 여행 중 오페라하우스를 갔어요. 클래식에 대해서 전혀 모르는데도 공연장이 주는 그 느낌이 좋았어요. 좀 자주 접하다 보면 그 재미를 알게 되지 않을까 싶어서 마음먹고 챙겨보자 했죠.” 그렇게 마음먹은 차에 마포아트센터의 ‘호두까기 인형’을 보게 되면서 “혼자 보다는 친구들이나 지인이랑 같이 보면 좋겠다 싶어” 공연관람 모임까지 꾸렸다. “선예매가 4장까지 가능해서 친구들이랑 몇 번 같이 봤는데 다들 너무 좋아하더라고요. 그래서 매번 4장씩을 예매해 선착순으로 3명을 추려 같이 관람 중이죠.”

심재복, 김동문 씨가 지금까지 예매한 티켓 수는 100여장. 마포문화재단 기획공연·전시 할인 및 선예매를 비롯해 스포츠센터 자유이용권, 무료주차권 혜택이 주어지는 맥 매니아인 두 사람의 관람 비용은 여타 공연의 절반에도 못미친다.
심재복 씨는 비록 그 출발점은 “수영장 티켓”이었지만 9년차에 접어든 현재는 신년음악회, 연말 송년음악회 등 공연관람이 정례화되면서 가족과의 관계가 보다 돈독해졌다.
“가족끼리 문화생활을 하려면 그 비용이 만만치 않은데 맥 매니아 할인과 선예매 혜택으로 저렴한 가격에 좋은 자리에서 공연을 관람할 수 있죠. 근처에 사시는 장모님까지 가족이 마포아트센터와 항상 함께 하는 것 같습니다.”
직업 특성상 다양한 공연장, 아트센터 등 문화시설을 방문하기도 한다는 김동문 씨는 “다른 구의 문화재단과 달리 클래식을 비롯한 다양한 공연들을 많이 하고 있었고 할인율도 높은데다 선예매 혜택이 있어 계속 보게 되는 것 같다”고 털어놓았다.
“회사가 가까워서 스쿠터를 타고 와서 보곤 해요. 저렴한 가격에 비해 만족도는 높은 편이어서 가성비가 좋거든요. 지난 연말부터 올 초까지 봤던 ‘웰컴 투 바로크’ 시리즈 공연은 전혀 기대를 안했는데 구성이 되게 알찼어요.”

가장 기억에 남거나 만족스러운 공연에 대해 심재복 씨는 “초등학교 6학년인 아이가 좋아했던” ‘지브리&스즈메의 문단속’ 그리고 “장모님이 보시고 너무 즐거워하셨던” ‘신년음악회’를 꼽았다.
“그리고 뮤지컬 배우 부부인 김소현, 손준호 콘서트가 정말 기억에 남아요. 2023년 (세계적인 재즈 보컬리스트) 나윤선 콘서트도 인상 깊었어요. 되게 유명한 분이시라는데 전 모르고 봤는데도 정말 좋았습니다.”
김동문 씨는 매년 연말 3년 연속 본 ‘호두까기 인형’을 가장 재밌었던 공연으로 꼽았다. 그는 “재작년까지는 똑같았는데 작년에는 또 달라서 재밌었다”고 웃었다. “발레단(2023년까지 와이즈발레단, 2024년 서울발레시어터)에 따라 같은 작품인데도 다를 수 있구나를 깨달았죠. 앞으로 좀 더 발레를 찾아봐야겠다 생각했어요. 그리고 2025 서울 탭댄스 페스티벌 중 ‘탭 인 재즈’(TAP in JAZZ)은 기대감을 안 가지고 갔었는데, 함께 보러 간 친구들이 엄청 좋아해서 저도 즐겁고 뿌듯했구요. M 클래식 축제 일환으로 진행됐던 로워 스트링 콰르텟 공연에서는 항상 듣던 노래를 카운터테너(정민호) 등 다르게 들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로워 스트링 콰르텟 리더이자 진행자셨던 이신규 비올리스트가 정말 잘하시더라고요.”

친구들과 공연을 보는 모임과 더불어 다양한 직장에서 다채로운 일을 하는 이들 120여명이 모여 여행을 하거나 맛집 탐방을 비롯해 공연관람까지 하는 동호회 활동에 누구보다 열성적인 김동문 씨는 “지금은 제가 구매하는 4장인데 호응이 좋아서 동호회원 중 한 사람을 더 맥 매니아로 가입시켜 관람 참여자를 늘려볼 생각”이라고 웃었다.
“제가 예매한 공연을 보고 너무 좋았다, 좀 별로다 등의 얘기를 듣다 보면 제가 기획한 것도 아닌데 괜히 뿌듯하고 미안하고 그래요. 사실 회원이 늘면 선예매 경쟁도 치열해질 테니 저만 알고 싶을 정도로 맥 마니아는 만족도가 높습니다. 작년에 ‘보도지침’이라는 연극을 봤는데 너무 재밌었어요. 대학로에서 공연 중인 재밌는 뮤지컬이나 연극 등도 자주 볼 수 있으면 좋겠어요.”
맥 매니아 제도 시작부터 함께 해온 심재복 씨는 아이가 성장함에 따라 함께 할 수 있는 공연이 다채로워지기를 바라는 마음을 전하기도 했다.
그는 “아이가 좀 크니까 보여줄 수 있는 공연이 별로 없어서 아쉽다”며 “중학생 이상 청소년들을 위한 콘텐츠가 좀 더 다양해지면 좋겠다”는 바람을 털어놓기도 했다. “미술사나 유명 작품에 대한 강의, 발레 강연 등이 진행돼도 좋을 것 같아요. 그리고 요즘은 대학교에도, 고등학교에도 밴드가 많아요. 마포구는 또 밴드의 성지잖아요. 밴드를 비롯해 K팝 댄스 등 아이들이 설 수 있는 무대가 마련되면 좋겠습니다. 관람을 넘어 참여하는 콘셉트도 괜찮지 않을까 싶어요.”
그 스스로도 ‘소타’라는 밴드의 드러머로 활동 중인 심재복 씨는 “저희 멤버 중에 대학교 때 마포문화재단에서 진행하는 ‘꿈의 무대’에서 공연을 한 적이 있는 사람이 있다”며 “지금까지 좋은 기억으로 간직하고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저는 마르셸 뒤샹(Marcel Duchamp)의 변기작품 ‘샘’을 보고 강렬한 인상을 받았어요. 지금 아이들은 정말 학원을 많이 다녀요. 공부해야할 것도 너무 많죠. 그럼에도 공부 말고 다양한, 자신에게 맞는 걸 찾아서 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가치관을 다양화시키고 학업이 아닌 다른 길을 열어주는 게 문화예술의 힘이라는 생각이 들거든요.” 특히 인공지능(AI)이 화두가 되는 사회에서 “문화예술 지식이나 감각이 정말 중요하다”며 “공연 뿐 아니라 직접 실습, 체험 등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생기면 좋겠다”는 바람을 덧붙이기도 했다.
“5년 전쯤 유럽에 파견을 가 있으면서 공연장을 자주 다녔는데 줄을 서서 저렴한 티켓을 사는 풍경이 정말 인상 깊었어요. 저소득층, 학생 등 문화향유가 어려운 이들을 위한, 발품을 팔아서라도 문화예술을 접할 수 있게 하는 저렴한 티켓 등 다양한 가격대가 형성이 되면 좋겠습니다. 사실 문화예술의 정의가 뭔지는 모르겠어요. 하지만 제가 해석한 바로는 우리 일상생활에 있고 그 생각을 나눌 수 있는 액티비티면 문화예술이지 않나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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